영문법 공부를 시작하면서 ‘Grammar in Use Intermediate’를 추천 받았습니다. 강의 수강 초반에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하여 병원 생활을 하게 되면서 5강까지 보고선 한 달이 넘는 시간을 흘려보냈습니다. 병원 생활에 적응과 동시에 지루함이 느껴질 때 수강 신청한 강의가 생각이 났습니다.

영문법이란 5형식(?)이라는 주입식 교육만 받았던 저에게 동그라미로 표현된 시간의 형태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이건 뭐지?’ 이런 기분... 강의 수강하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느끼셨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어느 영역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선 어떻게 하면 빨리 쉽게 배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수험이나 자격증 관련이라면 더욱이 그러하겠죠. 그러다 보니 해당 영역이 왜 생겨났는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입시키고 빠르게 답을 도출하는 방법만을 모색하게 되고 결국 수박 겉핥기식의 공부만 반복되는 악순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강의 전반에 걸쳐 공 하나만으로 관통한다는 것이 여타 강의에서 보여주는 잔기술에 불과 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제를 시작으로 해서 조동사에 접어들면서 대석군처럼 문장을 만들어 보고 분리해 보려는 과정에 흥미가 생기고 예전에는 중요시 하지 않았던 관사부분에서 영어는 사람에서 출발했다는 선생님의 논리가 정말 강의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에너지를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들이 단순하게 보이는 동그란 공 안에 응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어요. 가볍게 시작한 제 생각들이 강의를 들을수록 학문으로서 영어가 아니라 살아있는 영어와 그 속의 사람이라는 존재까지 생각이 뻗어나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시간이 여유롭지 못해서 완강을 하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영어를 보고 배우는 시각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저만의 영어공부를 완성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심히 흘려보낼 시간에 새로운 에너지를 채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